‘건강 바로미터’ 혈관 건강 지키려면…

작성일 2017.02.07

작성자 보건소

조회수 358

‘건강 바로미터’ 혈관 건강 지키려면…

막히면 순식간에 간다, 뚫어야 건강하게 산다뇌혈관질환의 지표는 ‘경동맥 혈관벽 두께’두꺼워질수록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높아져

건강 장수의 핵심은 두 가지, 즉 심혈관과 근골격계이다. 자동차로 치면 근골격계는 차체이고, 심혈관은 자동차를 돌리는 엔진이다. 아무리 좋은 차체를 가졌어도 엔진이 멈추면 그만이다. 그 심혈관계의 핵심이 피를 돌리는 동맥이다. 인간의 몸은 20세를 넘으면서 노화가 시작된다. 동맥도 그때부터 서서히 늙어 간다.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고, 내경은 좁아진다. 동맥경화 현상이자 심뇌혈관질환의 시작이다.

 

◆경동맥 혈관벽 두께는 심뇌혈관 질환의 지표

심뇌혈관 질환이란 동맥경화로 생기는 심장질환(심근경색·협심증)과 뇌혈관질환(뇌출혈·뇌경색)을 통칭해 이르는 말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국민 사망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뇌혈관 질환이었다. 지난해에만 5만2781명이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하루 144명씩 사망한 셈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가 하루 평균 17명인 것과 비교하면 그 위험성이 와 닿는다.현재의 심혈관 상태를 알려면 동맥경화 정도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지표가 있다.

혈관 중에서도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와 뇌로 향하는 혈액의 80%가 지나가는 중요한 혈관이다. 목에서 맥박이 짚이는 굵은 동맥이다. 이 경동맥의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게 되면 뇌로 향하는 정상적인 혈액 공급이 어려워진다.이 때문에 해외 학자들은 일찍부터 ‘경동맥 혈관벽 두께’에 주목해 왔다.

심뇌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발병해 순식간에 생명을 앗아가므로 위험인자를 미리 발견해 관리하는 게 최선인데,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바로 심뇌혈관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지표’라는 설명이다.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1㎜ 이상이면 급성 심근경색 발병 위험은 2배 증가한다. 관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도 최대 5배 이상 높아진다. 64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경동맥 혈관벽 두께가 1.18㎜ 이상일 때 혈관질환 발병 위험은 4배까지 높아진다는 조사가 있다.

경동맥 혈관벽이 두꺼워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첫 번째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경동맥 혈관벽도 조금씩 두꺼워진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비만 등도 주범이다. 프랑스 국립예방의학센터가 경동맥 혈관벽 두께를 증가시키는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당뇨는 1년 동안 두께를 약 0.8㎜ 늘렸고, 고혈압은 0.27㎜, 콜레스테롤은 0.13㎜, 흡연은 0.1㎜까지 증가시켰다.

◆나쁜 습관은 심뇌혈관 질환 유발자심뇌혈관 질환 발생에는 나쁜 생활습관의 영향도 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현재 흡연자가 850만명에 달하고, 성인 남성 흡연율은 여전히 40% 이상이다. 고위험 음주자는 440만명이고 성인의 35.8%가 월 1회 이상 폭음을 하고 있다. 성인의 신체활동 실천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에너지·지방 과잉 섭취자는 증가 중이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은 본인이 고혈압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고혈압이라는 것을 인지해도 3명 중 2명은 혈관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있다. 3명 중 1명은 고혈압 약을 한 달에 20일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10명 중 3명이 본인이 당뇨병 환자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3명 중 2명은 혈당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렇다면 혈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세계보건기구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의 치료 및 관리와 금연을 하면 심장질환, 뇌졸중,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의 80%가 예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따라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절주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매일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면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 걷기 운동이나 달리기, 등산, 자전거 타기, 줄넘기, 맨손체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된다. 한 번에 30분 이상 운동하기 어렵다면 시간을 나눠 총 30분 운동을 해도 효과는 동일하므로 하루 중에 틈틈이 운동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금 섭취를 하루 5g 미만으로 줄이고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산은 총섭취 칼로리의 10% 미만으로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도 유지해야 한다. 또 평소에 느끼지 않던 가슴 통증, 답답함, 호흡곤란, 두통, 사지마비, 발음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내 몸 안의 시한폭탄, 혈전 때론 혈관 속 혈액이 액체 상태로 흘러 돌아다녀야 하는데 젤리처럼 굳어져 혈관을 막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매우 위험한 상태다. 혈액은 심장에서 뿜어져 나와 손끝·발끝까지 돌고, 다시 역류해 심장으로 돌아온다. 이 과정은 20~30초 만에 이뤄진다. 그런데 혈관이 좁아지거나 손상돼 혈류가 느려지면 혈관에서 정체된 피가 뭉친다. 이를 혈전이라 한다.혈전은 불시에 생명을 앗아가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혈전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혈관 폭을 좁혀 혈류장애를 유발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 이로 인해 사망위험이 높은 뇌경색·심근경색·폐색전증 같은 응급질환이 초래된다. 혈전이 심장·뇌·장 혈관 등을 막으면 그 즉시 장기가 괴사하기 시작한다. 혈전 질환자는 고령화, 만성질환·암환자 증가 등으로 인해 계속 많아지는 추세다.

◆심뇌혈관 질환의 초기 경고, 뇌허혈발작날씨가 추워지면 심뇌혈관 질환의 발병률도 증가한다. 급격하게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게 되고, 이때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혈관 탄력성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은 더 위험하다. 이 나이 때부터 동맥경화 질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러려면 초기에 경고 사인이 왔을 때 진단과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일과성 뇌허혈발작이다. 뇌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 잠깐 막혔다가 풀리는 현상이다.연구에 따르면 일과성 뇌허혈발작이 처음 발생하고 나서 90일 이내에 20~30%에서 뇌경색이 발생하는데, 이 중 50%는 48시간 안에 나타난다. 증상은 보통 수초에서 수분 동안 나타났다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노인은 경련·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사라져도 원인까지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에 이때 치료를 받아야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다.혈전은 급사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암보다 위험하다. 유럽에서는 매년 혈전질환 사망자 수가 교통사고·에이즈·유방암·전립선암 사망자 수를 모두 합한 것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혈전 위험에 대한 국내 인지율은 매우 떨어지는 상황이다.

고령 장수인으로 가는 길의 핵심은 철저한 혈관관리에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정리= 이준희 기자 (자료=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1월호) 기사 발췌

목록